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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 딥페이크 성범죄, 누구도 안심 못해
지인의 사진을 합성시켜 음란물 등을 제작·유포한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우리 사회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어요.
딥페이크(deepfake)란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진짜 같은 가짜 이미지·영상·음성 등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텔레그램의 한 '지인 능욕' 대화방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합성영상물과 불법 촬영물 100여 개, 5000여 장의 합성사진이 공유되고 있었어요. 이 방에서만 60명의 피해자가 나왔어요. 가해자들은 딥페이크 합성 전문가에게 피해자 얼굴을 누군가의 나체나 기괴한 표정으로 합성해달라 의뢰했어요.
다른 것보다 SNS나 카톡 프로필 사진 한 장만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리 사회를 두려움에 떨게 한 포인트예요.
디지털 성범죄로 사회에 경각심을 준 '엔(n)번방' 사건에도 딥페이크 성범죄는 존재했어요. 엔번방 사건 역시 유통경로는 텔레그램이었어요. 문제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디지털 성범죄를 중대한 범죄로 보지 않았던 국가의 방기와 '텔레그램을 쓰면 안 잡힌다'는 가해자들의 믿음이 지난 5년간 디지털 성범죄 생태계를 키운 거죠.
여가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접수된 허위 영상물 피해는 2019년 144건에서 2023년 423건으로 약 3배 증가했어요. 올해는 상반기에만 726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치를 훌쩍 넘어섰어요.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로 인한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특별 단속을 선언하고 일주일도 안 돼 1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지만, 최근 3년간 검거율은 50%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구속된 사람은 5%에 그쳤어요. 더 나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죠.
일각에선 기술은 가치중립적인데, 딥페이크 기술 자체가 자칫 범죄로만 인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요. 쓰는 사람이 문제라는 거죠.
'AI 월드 2024'에서 열린 'AI in Life' 세션에 참석한 임대근 한국외대 학장은 "딥페이크를 범죄 또는 혁신 등 이분법적으로 정의하는 게 무의미하다"며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규정돼 갈 텐데, 순기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기술에 재갈을 물리기보단 기술을 리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