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부동산 시장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어요. 5월까지 잔잔하던 부동산 시장은 여름 들어 강남과 여의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며 달아올랐어요. 

하지만 하반기 들어 정부와 은행을 중심으로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하며 상승 심리를 찍어 누르자 거래가 줄어들고 있어요. 

9월 기준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총 7만 1217건으로 8월(9만 1139건) 대비 21.9% 감소했어요. 월간 거래량으로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예요.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시장이 위축되고 경기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당분간 부동산 시장이 우하향할 것으로 전망했어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의 위험성이 많이 알려졌지만, 영끌이 줄어들진 않고 있어요. 

한국은행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913조 8000억 원으로 나타났어요. 2분기보다 약 18조 원 늘어났는데,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예요.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사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 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의미해요. 

가계신용이 늘어나는 데는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3분기 주택담보대출은 19조 4000억 원 급증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보다 더 많이 늘었어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9월 빅컷 단행에 이어 이달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면서, 오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어요. 

금리가 내려가면 부동산 업계에 온기가 돈다는 게 정설이에요.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입지가 좋은 곳 중심으로 쏠리고 있어 금리 인하가 실제 부동산 전반으로 퍼질지는 미지수예요.

또 하나 변수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예요. 가계신용 잔액이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비주거용 부동산으로 실수요 및 투자수요가 늘어날지도 관전 포인트예요. 

'빅컷(Big Cut)'은 0.25%P보다 큰 폭인 0.5%P 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경우에 쓰이는 단어로, 반대 개념으로는 0.5%P 상향 조정하는 '빅 스텝(Big Step)'이 있어요.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임대차 제도예요. 집주인은 집을 내어주는 대신 전세보증금을 받아 자금을 융통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세입자는 주거비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전세금을 종잣돈 삼아 내 집 마련의 발판으로 이용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오랜 기간 이용됐어요. 

하지만 전세 사기 사태에 이어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 강화가 이어지며, 전세 수요는 월세로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에요. 여기에 금리까지 낮아진다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더 많아질 거예요.

월세 시대가 도래하며 아파트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어요. 과거 아파트는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시세차익 형 상품으로 인식됐지만, 월세가 많이 오르다 보니 월세 수익형 상품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어요. 

평범한 직장인이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올해 3분기 기준 서울 주택의 중위 가격은 6억 7000만 원, 서울 직장인의 연평균 근로소득은 약 4900만 원이에요. 

이걸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3년을 넘게 모아야 중간 정도 수준의 주택을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주거비, 식비, 교통비, 생활비 등등 제외하면 절반을 저금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에요. 

이에 집을 사려는 대부분의 사람이 대출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최근 이어진 '고금리'와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자가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지는 상황이에요. 

노후를 대비해 위험한 투자보다는 안전한 투자 쪽에 관심이 많은 4050세대가 '조각 투자'를 주목하고 있어요. 

초기만 해도 2030세대의 이색 투자 정도로 여겨졌지만, 임대료를 배당 수익으로 얻을 수 있고 매각 시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4050세대가 뛰어들고 있어요. 

'조각 투자'는 부동산이나 미술 작품 같은 실물 자산이나 저작권 등을 디지털 지분 형태로 쪼개어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서비스예요. 

그중에서도 부동산 '조각 투자'는 기업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처럼 빌딩을 거래 플랫폼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요.